< 강정호의 페이크 모션과 하퍼의 부상 교체, 벤치클리어링, 20호 홈런 >
오늘 강정호가 아시아 메이저리거 최초 20 홈런을 달성했다.
하지만 경기 중 일어났던 여러가지 사건들과 팀의 역전패로 인해 의미가 조금은 묻혀버린듯하다.
강정호의 페이크 모션과 하퍼의 부상 그리고 벤치 클리어링
3회초 첫타자로 나온 하퍼가 우측으로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타구는 펜스까지 굴러갔고 하퍼는 3루까지 뛰었다. 우익수의 송구는 어이없이 빗나가서 자칫하면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이 나올수도 있는 상황.
이 때, 강정호는 하퍼가 타구 판단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이용하여 3루로 송구가 정확하게 오는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그리고 홈으로 가지 못하게 하기 위해 공을 잡고 태그하는 것처럼 페이크 모션을 취했다. 그것을 본 하퍼는 급하게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했고 베이스에 손이 걸리면서 부상을 입게 되고 결국 대주자로 교체가 된다. 그 후 곧바로 이어진 3회말 강정호 타석 때 이전 플레이의 보복성 빈볼이 들어오고 벤치클리어링 상황이 벌어진다.
과연 강정호의 잘못인가
강정호의 페이크 모션을 두고 국내 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필자의 생각은 이렇다. 경기 중 그라운드 안에서 선수들의 원활한 주루를 돕는 주루 코치는 분명 존재한다. 선수들은 주루코치의 사인을 보고 한 베이스를 더 갈지 여기까지 뛸지, 그리고 스탠딩 상황으로 편하게 들어갈지 슬라이딩으로 들어갈지, 슬라이딩도 스탠딩 슬라이딩을 할지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할지를 판단하게 된다.
자, 이제 상황을 담은 사진을 보자.
< 출처 - 엠스플 뉴스 동영상 캡쳐 >
분명 워싱턴 3루 코치는 송구 미스 사인을 보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퍼가 코치의 사인을 보지않고 강정호의 모션에 그만 속아서(?) 급하게 슬라이딩을 하게 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하퍼의 판단 미스라고 생각된다. 물론 하퍼가 입은 부상은 안타깝지만 부상의 탓이 강정호에게로 가서는 안된다.
경기 후 허들 감독의 인터뷰도 이와 비슷한 내용이었다. 강정호의 페이크 태그에 워싱턴이 화가 났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내 생각엔 그렇다. 정호는 주자의 득점을 막아야 한다고 느꼈을 것이다. (워싱턴) 3루 코치도 책임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강정호가 팀을 위한 플레이를 했다는 점을 충분히 설명하며 옹호했다. 이어 허들 감독은 “페이크 태그는 많이 있었다. 야구에서 처음 나온 것이 아니다. (워싱턴은)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라 느낀 것 같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숨기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일에 상대가 예민하게 반응했다는 이야기다.
이어진 7회말 20호 홈런
그리고 이어진 7회말 동점상황에서 강정호는 자신에게 온 빈볼을 투런 홈런으로 보란듯이 보답했다. 아시아인 최초 내야수 20홈런이라는 뜻깊은 기록이기도 했지만 좋지 않은 분위기를 단번에 가져오는 귀중한 홈런이었다. 하지만 팀의 역전패로 그 의미가 조금은 묻혔지만 위축되지 않고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한 점에서는 박수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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