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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인생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겠지] 아이와 아이가 된 어른, 그리고 진짜 삶. 본문
post by 백만돌이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겠지
아이와 아이가 된 어른, 그리고 진짜 삶.
엄마와 아이, 그것도 세 살짜리 아이와 단 둘이 여행을 떠난다고 했을 때의 주변 반응은 어떨까? 십중 십은 반대, 조금 과격하지만 ‘정신나갓다’라는 말이 나올지도 모르겟다. 글쓴이 주변의 반응도 그랬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그거 참 좋은 생각이야!’라는 반응을 보일 지도 모르겠다. 그 이유는 이 책의 특별함에 있다. 바로 세 살짜리 꼬마 아이가 그 특별함이다.
엄마는 엄마 나름대로의 여행을, 아이는 아이 나름대로의 여행을 즐긴다. 하지만 엄마의 여행에는 터키만의 특별함과 여행 속에서 생기는 걱정, 근심, 불안 따위가 눈에 먼저 들어오지만 아이는 터키만의 특별함 뿐만 아니라 터키의 모든 것을 내가 살아가는 세상이라고 여기며 자신 나름대로의 의미를 부여하고 교감한다. 엄마는 결코 느낄 수 없었던 길가에 핀 꽃 한 송이, 개미집, 또래의 친구들. 이 모든 것이 아이의 눈에는 여행이며 삶의 모습이며 의미가 있는 것들이다.
이러한 차이는 우리의 일상과 무관하지 않다. 엄마는 쳇바퀴 굴러가는 일상에서 익숙해져버린 나만의 좁은 틀에 갇혀 항상 경직되어 있지만 아이는 익숙하게 자연과 소통하며 도리어 이것을 어른에게 권하고 있다. 엄마는 이 여행 속에 아이를 끌어들여 하지 않아도 될 경험(고생, 어려움)을 하게 한 것에 대해 미안해하고 안쓰러워 하지만 정작 아이는 이 자체가 놀이이고 삶이어서 엄마의 걱정이 얼마나 쓸데없는 것임을 느끼게 해준다. 결국 엄마는 일상의 편안함을 여행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빼앗아간다는 것에 대해 걱정하지만 아이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아이의 여행, 더 나아가 아이의 인생은 오롯이 아이의 것인데 자신의 인생에 자꾸 외부의 무언가가 끼어들어 방해하는 것이다.
결국 엄마의 일상은 편안한 것이 아니다. 편안한 것처럼 느낄 뿐이다. 변화 없는 일상. 한 사람의 생의 내용이 같으면 그 사람은 죽은 것이나 다름 없다는 글쓴이의 말처럼 우리는 우리 인생을 스스로 죽여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일상에 얼마나 찌들어 있는지, 일상에 얼마나 의식 없이 안주하고 있는지 깨닫게 해준다. 원하는 것보다 원치 않은 것이 더 많은 일상으로 인해 원치 않은 것을 보는 것이 익숙하게 된 현실이 여행에서 조차 원하는 것을 보는 것이 아니라 원치 않은 것을 먼저 보게 하는, 그래서 진정 원하는 것을 보지 못하게 하는 우를 범하게 한다.
덕분에 엄마는 자신의 인생을 살리고 있다. 내 안의 일상이라는 틀을 자꾸 두드리는 즐거운 망치질이 결국 틈을 내고 그 틈 속으로 한 줄기 빛을 내려주었다. 잃어버렸거나 혹은 지금까지의 생에서는 깨닫지 못한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그리고 나라는 존재의 삶의 의미를 다시금 되찾는다.
이것이 결국 여행의 과정이며 본질인 것이다. 특별함 속에서 보편적인 의미를 찾는 그런 것들.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몇 발자국 떨어져야 내가 앉은 자리가 보이는 것처럼 내 일상에서 벗어나면 진짜 내 일상이 보이기 시작한다. 당장 떠나자. 진정한 내 모습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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